원불교 측에서는 1999년 최고 결의 기관인 수위단회에서 불교와의 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공식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불교가 아니다’는 표현은 삼간다. ‘불교는 불교이나 원불교이다’ ‘불교는 불교이나 새 불교이다’. ‘불교와의 학술 및 일반 연합 활동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나 신앙 의례활동은 각각 따로 한다.’
원불교는 불교인가?
‘불교는 불교이나 원불교이다’ ‘불교는 불교이나 새불교이다’. ‘불교와의 학술 및 일반 연합 활동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나 신앙 의례활동은 각각 따로 한다.’ 말이 참 어렵습니다.
불교 종단 협의회에서 나온 원불교
1960년대 불교 종단 협의회에서 원불교는 나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대로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원불교 입장은 ‘불교이나 새로운 불교다.’이며 조계종 등 다른 불교의 입장은 ‘불교 아니다’입니다. 원불교는 기존의 불교의 한 분파가 아닌 새로운 불교라고 하고. 한국 최대 종파인 조계종에서 불교가 아니라고 하는데, 이유는 기존의 불교는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민족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혼란이 오는 걸까요? 그건 종교명때문이겠죠. 이름만 보면 불교 내 하나의 종파로 생각하기 쉽지만 조계종의 입장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불교 내 종파는 아니며, 불교를 기반으로 한 민족 종교입니다.
대종사의 깨달음
우리나라 기존 불교의 교조는 석가모니이지만 원불교의 교조는 소태산 박중빈입니다. 원불교에서는 대종사라고 부르는데요. 1916년 4월 28일 소태산 대종사가 26세의 나이에 큰 깨달음 얻고 여러 종교의 경전을 읽었다고 합니다.
"왜?" 진리가 다를 리가 없으니까요. 기독교는 예수의, 불교는 석가모니의 결국 다 깨달은 자들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종사께서 깨달음 얻고 다른 분들의 깨달음, 기독교, 유교, 불교등 경전들 모아서 읽어보니 깨달음의 내용은 같은데 표현의 양식이 다 다르더라는 거죠.
그러다 불교의 ‘금강경’을 읽고는 “내가 도(道)를 얻은 경로와 내용이 석가모니 부처님과 다르지 않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법의 진리가 가장 잘 표현되어 있고 현실에 맞게 표현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불교의 형식을 사용하게 된 것이죠.
그러니 소태산 대종사가, 불교 스님으로 출가한 후에 새 종파로 원불교를 창시한 것이 아니라 먼저 깨달은 후에, 비슷한 가르침을 불경(금강경)에서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논문 쓸 때 베이스가 되는 서적이 있죠. 그렇듯 상당히 비슷하지만 새로운 게 있습니다. 깨달은 진리는 같을지 몰라도, 시대와 장소에 맞게 교리의 표현들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찌 보면 기독교, 유교, 불교 등을 종합해 한국에 맞게 현대에 맞게 만든 종교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형식적인 측면에서 불교적인 요소가 강해서 불교와 잘 구별이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원불교 명칭
실제로 교단 명칭도 처음부터 ‘원불교’는 아니었습니다. 1920년대 현재의 전북 익산으로 총부를 옮긴 후, 붙인 이름은 ‘불법(佛法) 연구회’였습니다. 새 종교 단체의 이름은 불법 연구회였던 것이죠. 그러다 광복 후에는 ‘원불교’로 개칭하게 된 것이지요.
원불교 경전
종교가 되려면 교조, 신앙의 대상, 경전, (교단)이 있어야 합니다. 교조(설립자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죠)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이고,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이시죠. 교조가 다르니 불교는 기원전 6세기, 원불교는 대종사에 의해 그러니 20C초가 됩니다. 이를 정리해 보면 불교는 2600년이 된 종교고 원불교는 100 넌 된 종교입니다.
신앙의 대상
신앙의 대상은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모시고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를 본존으로 섬깁니다. 법당에 모셔놓은 신앙의 대상이 다르죠. 불교는 형상인 불상을, 원불교는 법신불 일원상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원이 그려져 있고 불상이 없죠.
근본이 되는 경전도 불교는 금강경, 법화경 등 많습니다. 반면 원불교는 정전, 대종경등으로 불교에 비해서는 적습니다.
사원
불교의 사찰에 해당하는 곳이 원불교는 ‘교당’이라고 하고요, 불교의 승려에 해당하는 성직자를 원불교에서는 교무라고 합니다. 불교의 스님들 머리 깎죠(삭발).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결혼을 할 수 없습니다. 반면 원불교의 교무는 두발은 남성은 자유, 여성은 쪽찐 머리를 합니다.
결혼은 자유입니다. 그리고 투잡도 가능합니다. 교무님들은 일상생활 하시면서 활동합니다. 복장도 스님들은 회색 승복을 입는데 원불교 남성 성직자는 양복에 셔츠 깃만 다른 간편한 복장을 여성 성직자는 검정 치마, 흰 저고리를 입습니다.
조계종에서 캪틴, 일종의 얼굴 마담을 ‘종정’이라고 하고 실질적인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분을 ‘총무원장’이라고 하는데요, 원불교는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를 ‘종법사’, 행정 최고 책임자는 ‘교정원장’으로 부릅니다.
원불교 기념일은
교조가 다르니 경축일도 다릅니다. 불교는 석가 탄신일!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이구요. (음력 4월 8일) 원불교는 대각 개교절!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 (4월 28일)
1916년 4월 28일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1891~1943) 대종사가 오랜 수련 끝에 깨달음을 얻은 날인데요. 이 날이 최대의 경축일입니다. 대각 개교절이라고 하는데 ‘크게 깨달아 종교를 연 날’이란 뜻입니다. 대부분의 종교가 교조의 생일을 기념하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교세
원불교는 국내 4대 종교 중 하나입니다. 신도의 숫자로만 비교하면 2015년 통계청 자료 기준 개신교(960만) 불교(760만) 천주교(390만)에 비해 원불교는 8만 4000명 수준으로 차이가 크게 나지만, 4대 종교로 자리 잡았습니다.
4대 종단이 될수 있었던 시작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일 것 같습니다. 당시에 불교, 개신교, 천주교와 함께 원불교가 종교 예식을 거행했는데요. 전직 국가 원수의 장례식에 원불교가 공식적으로 참여한 첫 케이스였습니다. 처음이 어렵지 그럼 그다음부터는 당연시되죠.
그러니 그 이후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 때에도 원불교가 당당히 참여하게 됐습니다.
삼성과의 관계
가장 잘 알려진 원불교 신자는 이건희 부인, 이재용 엄마 홍라희 씨가 원불교 신자입니다. 홍라희 여사의 어머니 김윤남 여사가 원래 원불교 신자였죠. 그러니 홍라희 여사 남편도, 아들도, 남동생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도 다 원불교 신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일보가와 삼성가가 원불교 신자이니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겁니다. 이건희 씨는 1991년 전북 익산의 중앙 중도 훈련원을 기증했고.
2011년 뉴욕주에 있는 원 다르마 센터를 짓기 위해 부지, 건축비 전액 120억 원을 기부하는 등 원불교에 많은 지원을 해주면서 중덕(重德)이라는 법명과 중산(重山)이라는 법호를 수여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이건희 사후에 원불교 장의 위원회에서는 공덕을 기리며 원불교 서울교구청 원불교 한강교당에 별도의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었습니다. 또한 추도식은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한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렸습니다.
원불교 신자인 연예인은 많지 않은데요. 강영철 씨와 함께 듀엣 한마음으로 활동하여 갯바위, 가슴앓이로 유명한 가수 양하영 씨, 국민가수 2위를 한 부산 출신의 숯불 총각 김동현 씨 등이 있지만 대부분은 중후한 이미지를 가진 저명인사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로 영문학자 백낙청 서울대 교수, 정상명(검찰 총장), 김종대(헌법 재판관), 김성곤(국회 국방위원장), 조정남(SK 부회장), 김옥렬(전 숙대 총장), 주정일(전 숙대 교수), 조정제(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성진(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세옥(전 경호실장) 등이 소문난 신자로 꼽힙니다.
글. 광화문 생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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