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과 쌍벽을 이루는 양명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주자학과 비교하며 양명학의 핵심 사상을 쉽게 이해해 보시기 바랍니다.
양명학 이는 어디?
1. 주자 vs 양명: 대나무 격물 논쟁
주자학에서는 하늘이 만물에 이치(理)를 부여했고, 인간은 이를 본성으로 삼는다고 봅니다. 즉, 이(理)는 나에게도, 만물에도 존재하는 것이죠. 완전한 앎을 얻기 위해서는 내적 수양(거경)과 외적 수양(궁리)이 필요하며, 특히 주자는 '대학'의 격물치지를 통해 사물의 이치를 탐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젊은 시절 양명은 이 가르침에 따라 대나무 격물에 도전했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대나무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 양명은 유학을 잠시 떠나 불교와 도교를 기웃거리기도 했죠. 하지만 결국 유학으로 돌아와 "성인이 따로 있는가!"라며 외치며 새로운 학문적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2. 심즉리(心卽理): 마음이 곧 이치다!
양명학의 핵심은 바로 심즉리(心卽理) 입니다. "모든 이치는 마음에 있는 것이니, 마음이 곧 리다"라는 주장으로, 심내리 심외무리(心內理 心外無理), 즉 마음속에 이치가 있고 마음 밖에는 이치가 없다고 말합니다.
3. 객관적 이치 vs 주관적 이치: 진리는 어디에?
주자학은 사물마다 고유한 이치가 존재한다고 보는 반면, 양명학은 마음이 대상과 관계를 맺을 때 이치가 생겨난다고 봅니다. 즉, 주자학은 객관적인 진리를, 양명학은 주관적인 진리를 강조하는 것이죠.
예시: 볼펜의 이치
주자: 볼펜의 이치는 '글쓰기'이며, 이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객관적 진리이다.
양명: 볼펜의 이치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필기구, 훈계 도구, 심지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4. 꽃을 보는 두 가지 시각: 인식과 존재
양명은 친구와의 대화에서 "꽃을 보기 전에는 꽃과 마음이 모두 고요했지만, 꽃을 보는 순간 꽃의 빛깔이 또렷해진다"며 인식을 통해 사물의 의미가 생겨난다고 설명합니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비로소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5.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인식과 사물의 관계
양명학에서는 인식하기 때문에 사물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마음이 닿는 곳, 즉 인식하는 순간 사물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죠. 반면 주자학에서는 사물이 이미 이치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봅니다.
6. 사회 질서, 누가 정하는가?양명학, 기존 질서에 도전하다
주자학은 객관적 이치를 강조함으로써 기존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반면 양명학은 사물의 이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기존 질서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7. 신분 질서, 타고나는가? 양명학,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주자학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본성에 따라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신분 질서를 정당화했습니다. 하지만 양명학은 고정된 이치를 부정함으로써 신분 질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내용은 영상으로도 가볍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EHQ0FnDPsLk?si=IqSxVLAS-oZdC1Xb
결론
양명학은 주자학과 달리 마음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인간의 인식과 실천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양명학의 사상은 조선 사회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개인의 주체성을 일깨우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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